
강의는 하나지만 수업을 운영하는 일은 여러 화면으로 나뉘어 있었다. 강의자료는 파일로 준비하고, 퀴즈는 별도 서버에서 운영하며, 과제와 학교 출결은 각각의 화면에서 확인했다. 도구가 있어도 그 사이에서 자료와 기록을 옮기고 대조하는 일은 교수자의 몫이었다.
UPMI Academy는 이 일을 하나의 홈페이지 안에서 이어지게 만든 교수자 개발 교육 플랫폼이다. 정기욱 교수는 GPT 아스트라 에이전트와 함께 전자칠판·자료 열람·과제 평가·퀴즈 채점·출석 연동을 연결했다. 기존 시스템의 메뉴를 익히는 데서 더 나아가, 자기 수업의 규칙을 직접 구현한 사례다.
여러 도구를 연결하는 일이 수업의 또 다른 일이었다
구축 기록에서 드러나는 문제는 개별 기능의 부족만이 아니었다. 같은 과목의 자료와 수강생, 제출 결과가 서로 다른 곳에 있으면 교수자는 기능 사이의 연결을 직접 관리해야 한다. 학생도 자료를 읽는 곳, 문제를 푸는 곳, 과제를 내는 곳을 오가야 했다.
새 플랫폼은 과목과 계정, 수강 권한을 공통 기준으로 삼았다. 교수자는 자료의 공개 범위와 평가 시점을 정하고, 학생은 자신의 과목 자료와 제출물, 공개된 결과를 확인한다. 단순히 여러 서비스의 링크를 모은 페이지보다 권한과 기록을 함께 설계하는 일이 중심이었다.
학생의 접속 경로도 수업 흐름에 포함했다. 홈페이지를 홈 화면 앱으로 설치해 열고, 지원 기기에서 알림을 허용하면 자료 업데이트와 과제 마감 안내를 받도록 구성했다. 수업 정보를 찾아보는 일과 필요한 시점에 안내받는 일을 연결한 것이다.

새 전자칠판의 도입을 기다리지 않고
전자칠판에서 필요했던 것은 새 하드웨어 자체보다 자료 위에 쓰고,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고, 학생과 같은 화면을 보는 기능이었다. 정 교수는 기존 디스플레이나 프로젝터에 웹 전자칠판을 연결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아이패드와 애플펜슬로 판서하고, 브라우저가 인식하는 에어팟 등의 마이크로 설명하는 구성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장표를 넘기거나 밑줄을 그으면 학생의 노트북·태블릿 화면에도 반영된다. 펜과 형광펜, 지우개, 되돌리기, 장표별 판서 저장도 수업에 맞춰 구현했다.
추가 전자칠판 구매비가 0원이라는 설명은 기존 장비를 활용해 전용 장치를 새로 사지 않았다는 뜻이다. 서버와 기기, AI 처리와 유지보수까지 비용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 사례의 변화는 장비 도입 일정과 별개로 교수자가 필요한 기능을 만들고 고칠 수 있었다는 데 있다.
놓친 설명을 수업 안에서 다시 찾는 통로
화면 공유만으로 모든 학생이 같은 속도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학생에게는 설명을 해석하는 시간이, 낯선 개념을 만난 학생에게는 질문할 통로가 필요하다. 플랫폼은 교수자의 말을 자막으로 보여주고 학생이 선택한 언어로 번역하도록 연결했다.
AI 조교는 현재 장표와 연결된 질문을 받고, 교수자가 선택한 강의자료와 참고도서에서 근거를 찾아 출처와 함께 답하도록 구성했다. 자료에 근거가 없을 때는 없다고 밝히는 방식이다. 학생이 잠시 질문을 확인한 뒤 진행 중인 강의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것이 설계 의도다.
강의가 끝나면 자막 기록을 바탕으로 장표별 요약과 복습 노트를 만들 수 있다. 현재는 교수자가 원문과 비교해 수정·검토하고 내보내는 흐름이며 학생에게 자동 배포하는 기능으로 소개하지 않는다. 요약의 편리함과 최종 검토의 책임을 함께 둔 것이다.
자동으로 채점할 일과 교수자가 판단할 일을 나눴다
과제는 학생이 업로드한 화면에서 교수자가 평가 기준을 확인하고 점수와 피드백을 입력하도록 연결했다. 작성 중에는 임시 저장하고 공개한 뒤에 학생이 자신의 평가를 본다. 여기서 바로 평가는 교수자가 곧바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며, AI가 과제를 자동 채점한다는 뜻은 아니다.
정답 규칙을 적용할 수 있는 퀴즈는 자동화했다. 별도 서버에서 운영하던 문제와 채점 방식, 결과 기록을 새 플랫폼으로 이관했다. 학생은 과목 안에서 응시하고 공개된 자신의 결과를 확인하며, 연습 응시는 정규 시험과 구분된다.
정규 퀴즈 제출 기록은 교수자가 정한 기준에 따라 주차별 출석 확인으로 이어지고 학교 포털 반영 결과도 다시 확인하도록 했다. 지각·공결과 수동 확정 기록을 보호하고, 휴강으로 퀴즈 주차와 학교 출석 주차가 달라지는 경우도 조정했다. 이런 예외를 자기 수업에 맞게 다루는 능력이 개인화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자료 배포도 수강 권한과 함께 설계했다
강의자료는 홈페이지 안에서 페이지를 넘기는 전자책 형태로 제공한다. 수강 권한에 맞는 자료를 열고 필요한 장표를 다시 확인하게 해, 파일을 내려받아 다른 앱에서 찾는 과정을 줄이려 했다.
학생 화면에는 열람자의 이름과 식별값, 날짜를 담은 워터마크가 표시된다. 원본 파일 접근과 복사·인쇄도 제한했다. 이는 재배포를 억제하고 출처를 확인하는 장치이며 운영체제의 화면 캡처나 카메라 촬영까지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공개한 예시는 가상 사용자 김하늘(시연)이 로그인한 실제 앱 화면이다. 이름과 식별값은 자료에 미리 새긴 글자가 아니라 로그인 정보를 인식해 표시한 값이다. 교수자는 학생용 워터마크 없이 자료를 보도록 역할을 구분했다.

에이전트에게 설명한 것은 코드보다 수업 방식이었다
구축은 처음부터 완성된 설계도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기존 자료와 퀴즈 시스템을 살펴보고 교수자가 하는 일과 학생이 해야 할 일을 정리한 뒤, GPT 아스트라와 화면·권한·데이터·동작 규칙으로 옮겼다. 시험 계정으로 판서와 제출을 반복하며 다른 학생의 평가가 보이지 않는지까지 점검했다.
짧은 음성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처리 순서를 고치고, 외국어 자막의 줄바꿈과 평가 공개 시점도 조정했다. 상용 시스템에 수업을 맞추던 관계에서, 교수자가 자신의 불편을 설명하고 그에 맞춰 시스템을 수정하는 관계로 선택지가 넓어진 셈이다.
GPT 아스트라는 이 플랫폼의 구축을 돕는 역할을 했다. 운영 중에는 로컬 Whisper 음성 인식과 용도에 맞춘 번역·질의응답 모델, 데이터 처리 프로그램이 각 기능을 맡는다. 개발을 돕는 에이전트와 수업 때 실행되는 서비스를 구분해야 실제 운영 방식과 비용도 이해할 수 있다.
개인이 소유한다는 것은 바꿀 권한을 갖는다는 것
이 사례를 모든 상용 교육 시스템보다 우월하다는 증거로 읽기는 어렵다. 제품 전반과의 비교 시험이나 학습 효과에 대한 정량 검증은 하지 않았다. 기기별 필기감과 마이크 입력은 수업 전에 확인해야 하고, 서버 운영과 자료 보호, 오류 점검도 계속 필요하다.
그럼에도 확인되는 변화는 분명하다. 교수자 개인이 자신의 수업에서 불편했던 연결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 가능한 플랫폼으로 옮겼다는 점이다. 휴강 뒤 출석 주차나 평가 공개 방식처럼 작은 요구를 직접 고칠 수 있다는 것이 이 사례에서 말하는 편의성과 개인화다.
대학 강의 시스템을 개인의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것은 기관의 모든 시스템을 대체한다는 뜻이 아니다. 수업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한 기능과 예외를 정의하고 수정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는 뜻이다. AI 에이전트의 역량은 이 사례에서 교수자가 선택한 수업 방식을 실제 도구로 구현하는 능력으로 드러났다.
UPMI Academy 구현·검증 기록과 정기욱 교수자의 구축 기고문을 바탕으로 작성한 자체 사례 분석이다. 없는 인터뷰나 독립적인 외부 취재를 전제하지 않았다. 기능의 구현 사실, 운영자의 경험, 편집팀의 해석을 구분했으며 학습 효과나 상용 제품 전반의 성능 우위는 검증하지 않았다. UPMI Lab과 뉴에포크저널은 모두 주식회사 유피엠아이가 운영한다.
AI를 원고 정리에 활용했습니다. 창간 준비 단계의 원고입니다. 편집 원칙·정정 안내 →